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5. 나는 어디로


나의 애국이 나무심는 마음이라 할진데 어떻게해야 나는 조국의 하늘 밑에서 살 수 있을까? 그것은 내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할 때의 심정과 똑같이 괴로웠다.


일본은 한국을 식량 수탈지로,영구히 그들의 수중에 두려고 발버둥쳤다. 한국의 공업화는 어디까지나 그들 제국주의의 침라 야욕을 수행 하는 과정에서 그나마 양념으로 약간 이루어 졌을 뿐이다. 나의 귀국 4년 전인 1926년 부전강 수력 개발(赴戰江水力開發)을 목적으로「조선수력전기 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 

이것은 흥남(興南)에 조선질소비료 주식회사(朝鮮室素肥料株式會社)를 설립,한국쌀을 더욱 증산하여 자기네 나라로 가져가려는 수탈 목적에서 더욱 연유되었었다.


그들의 한국 공업화 목적이 모두 이러하니 그들의 수력 공업화에 내 가 일할 수가 없었다. 다시 말해서 내가 한국의 수력 개발을 위해서 다년간 이러 이러한 공부를 해서 이러이러한 수력 전기학에 대해 조예가 깊으니 일하고 싶다고 일본 총독부나 일인 전기회사에 말하고 싶지를 않았다.


당시의 우리 나라 전력사정은 주요건물이나 일인 주택가에 전깃불이 반덧불처럼 반짝일 뿐 암흑천지를 이루고 있는 것이 내 조국의 전기사 정이었다. 동양인으로서 미국에서는 수력 전기학을 공부해야 아무런 필요성도 없는 것을 오직 조국의 방방곡곡을 밝혀주고 근대화의 지름길로 향하는 동력 해결을 위해 배운 수력 전기학이건만 도무지 그것을 써 먹을 수가 없었다. 민족의 복리 증진을 위해서는 하나도 사용될 수가 없었다.


오로지 일본 제국주의의 제삼국에 대한 침라을 돕고 그로부터 생겨나는 막강한 힘으로 우리 나라를 계속 식민지화할 뿐이었다. 이를 위해 내가 높은 수준의 공부를 했다고 내 자신을 밝힐 수는 절대로 없었다. 사실 나는 내가 미국에서 공부한 바를 내 가까운 친지들에게만 지나가 는 이야기로 했을 뿐 누구에게도 내 전문 지식을 이야기 하지를 아니하였다.


일본이 문화 정책을 쓰고 일선 일체론(日鮮一體論)을 주장하기에 혹 시나 하여 배운 학물과 기술이었다. 그래서 조국을 위해 원가 헌신할 수 있을까? 해서 막상 귀국했지만 그것은 한갖 허상에 불과하였다. 일본은 1929년 세계 경제공황 문제를 놓고 우리 민족을 노예같이 부리려 는 의도 뿐 그밖에 달리 우리 민족에 대한 정책이 원래부터 없었다. 그런 일본에 붙어서 내가 무엇을 해 보겠다는 것일까? 하는 자문자답에 이를 때 나의 조국방문과 내 인생은 한마디로 비참했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고생하면서 배웠나? 그 배움 때문에 수없이 뿌 린 눈물 속에는 피땀을 홀리며,앓으며,한(恨)하며, 밤새우며 노력했 던 15년의 기나긴 세월이 있었다. 그러한 내 배움이었건만 배웠다고 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내 조국의 형편과 일본의 간악성에 혼자서 침통해 할 따름이었다. 독립없는 조국은 바로 죽음이었다. 모든 자기의 개성과 능력도 모두 중지될 뿐 움직일 수 없는 것이었다.


미국에 살기 위해서,미국을 위해서 배운 것이 아닌 나씨 전기학, 이것을 배우는 동안 독립이 오겠지 했었건만 독립은 오지 않은 채 가까스로 졸업만 했었다. 조국을 위해 배운 학문이니 조국을 찾아가자는 그 비장한 결심도,결행도 모두 허사로 끝나니 나는 어떻게 해야 된다는 말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일본 밀정과 형사들이 오가는 데 여기서 무엇을 하라는 말인가? 놈들의 정책은 세계 식민 사상(植民史上) 유례없는 식민정책을 가장 간악한 방법으로 육 . 해군의 총칼을 동원하여 하고 있는데 어떻게 내 조국을 위한 뜻을 펼 수가 있을까? 그들은 우리 민족 을 서로 이간시켜 민족끼리 모함하고 잡아주고 원수가 되게 하는 민족 말살정 책 까지 획책 하고 있는 간악배 들이 아닌가. 감옥마다 우리 의 애 국 지사로 가득차게 하고 유치장마다 모질고 악독한 고문으로 아비규환을 이루게 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내 조국을 위해 중국의 한산선사(寒山禪師)의 시처럼,


만목청산 몰촌목(萬木靑山沒寸木)이요, 

현애살수 장부아(絲屋撤手 丈夫兒)라.


시야에 들어 오는 만목정산은

한치 나무가 꺼진 것과같다


층암절벽에 매달려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너 인생은 차라리

절벽아래로 잡았던 손을 놓고

죽는것이 대장부로다


라는 장렬한 죽음을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죽을 때가 아니라 살 때였다. 어떻게 하던지 살아서 이미 숭고한 죽음을 당했던 애국지사의 영혼을 안위하고 살아 있는 내 동족의 그 질고를 벗겨 자자손손 자유독립국을 물려주기 위해서 악착같이 살 때였다. 지난 15년간의 망국생활 아니 평생에 걸쳐 몇 갑절을 더 고되게 사는 한이 있어도 조국의 비참한 운명을 위해서는 몇 번이고 마음을 다시 고쳐 먹고 내 생명 다하여 살아야 했었다. 이것만이 내가 사는 길이며 민족이 사는 길이었다. 최후의 한사람까지 이 마음과 이 결의로 뭉쳐서산다면 내 조국의 독립은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리라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살아야 되겠다는 것은 틀림없었지만 어디서,어떻게 조국의 독립을 위한 세월을 보내야 하나?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조국에 머물면서 이렇게 나무를 심으면서 후일을 기약해야 할 것이냐?


조국에 머문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아니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일본 형사들이 나의 일거일동을 살피고 있는데 그것은 안 될 일이었다. 걸핏하면 일본은 한국의 지식충을 오라가라 하면서 조사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문과 구금으로 옥사케하는 것이 그들의 성벽이었다. 아무리 지난 날의 망명생활이 고되고 부모 처자가 죽도록 보고 싶고 향수병에 젖었다 하더라도 다시 떠나기 싫은 내 조국을 작별해야만 했다.


비록 내가 배운 학문이 미국에서 무용지물이 되고 새 출발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미국의 망명생활에서 동지들을 도우며 독립운동을 하리라는 결심을 더욱 굳게 세웠다. 조국의 독립만이 내 삶과 내 가족과의 동거가 있을 뿐이라 단정을 지었다.



  1. [연재: 송철회고록] 송철 회고록________차례

    Date2019.12.12 By종이비행기 Views118
    read more
  2. [연재: 송철회고록] 7. 7백 의사(義士)의 충혼

    Date 2020.07.05 / 단기: 4353.07.05 By종이비행기 Views78
    Read More
  3. [연재: 송철회고록] 6. 다시 망명으로

    Date 2020.06.23 / 단기: 4353.06.23 By종이비행기 Views45
    Read More
  4. [연재: 송철회고록] 5. 나는 어디로

    Date 2020.06.23 / 단기: 4353.06.23 By종이비행기 Views26
    Read More
  5. [연재: 송철회고록] 4. 나무를 심는 마음

    Date 2020.06.23 / 단기: 4353.06.23 By종이비행기 Views30
    Read More
  6. [연재: 송철회고록] 3. 일본 형사의 미행

    Date 2020.06.23 / 단기: 4353.06.23 By종이비행기 Views34
    Read More
  7. [연재: 송철회고록] 2. 15년 만의 고국산천

    Date 2020.06.13 / 단기: 4353.06.13 By종이비행기 Views45
    Read More
  8. [연재: 송철회고록] 제 5 장 비참한 조국방문

    Date 2020.06.12 / 단기: 4353.06.12 By종이비행기 Views38
    Read More
  9. [연재: 송철회고록] 7. 10년 학업의 총결산

    Date 2020.05.31 / 단기: 4353.05.31 By종이비행기 Views42
    Read More
  10. [연재: 송철회고록] 6. 민립 대학은 해서 뭐해?

    Date 2020.05.30 / 단기: 4353.05.30 By종이비행기 Views47
    Read More
  11. [연재: 송철회고록] 5. 고학도의 사업

    Date 2020.05.22 / 단기: 4353.05.22 By종이비행기 Views22
    Read More
  12. [연재: 송철회고록] 4. 가주 대학교 시절

    Date 2020.03.15 / 단기: 4353.03.15 By종이비행기 Views46
    Read More
  13. [연재: 송철회고록] 3. 나라 없는 슬픔

    Date 2020.03.15 / 단기: 4353.03.15 By종이비행기 Views49
    Read More
  14. [연재: 송철회고록] 2, 전기 공학도

    Date 2020.02.15 / 단기: 4353.02.15 By종이비행기 Views57
    Read More
  15. [연재: 송철회고록] 제 4 장 고달픈 유학시절

    Date 2020.01.28 / 단기: 4353.01.28 By종이비행기 Views144
    Read More
  16. [연재: 송철회고록] 1. 흥사단의 북미실업주식회사

    Date 2020.01.13 / 단기: 4353.01.13 By종이비행기 Views132
    Read More
  17. [연재: 송철회고록] 6, 임정의 그 사람들

    Date 2020.01.11 / 단기: 4353.01.11 By종이비행기 Views139
    Read More
  18. [연재: 송철회고록] 4. 아一 그 장마

    Date 2020.01.11 / 단기: 4353.01.11 By종이비행기 Views53
    Read More
  19. [연재: 송철회고록] 3. 피땀의 3년

    Date 2020.01.10 / 단기: 4353.01.10 By종이비행기 Views44
    Read More
  20. [연재: 송철회고록] 2. 도산 안 창호(島山 安昌治) 선생을 만나서(공립협회의 폐해(弊害))

    Date 2020.01.03 / 단기: 4353.01.03 By종이비행기 Views136
    Read More
  21. [연재: 송철회고록] 제 3 장 피 눈물나는 고투

    Date 2020.01.01 / 단기: 4353.01.01 By종이비행기 Views3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