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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David Kim)

Graduated UC Berkeley

Coordinator at First Aid Center
Works at 미한사
자유일보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Lives in Los Angeles, California
From Incheo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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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bachev 2.jpg

냉전 종식을 가져온 구 소련 대통령 고르바체프



냉전을 종식한 구 소련의 마지막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체프. 그의 인생은 여러 방면으로 보아도 하나의 충분한 전통 러시아 대하 소설을 써내고도 충분한 인생 족적이었으며, 전쟁과 평화, 죄와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러한 숱한 러시아 소설에 등장하는 여느 주인공과는 달리, 전혀 반 전통 러시아같은 인물이 고르바체프였다고도 할 수 있다. 그의 인생은 정치학적으로, 국제지정학적으로, 그리고 한 인간의 개인적 체제에 대한 자신의 과거 역사와 여기에 등장하는 여러 다른 인물들의 숱한 각축이 기록되어 있는, 한 시기의 종말을 넘어선, 어떠한 우아하고도 또 한편으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여러 다 방면으로 다시 한번 역사의 그 중요한 인과응보 내지는 한 이상주의자의 과거면을 되살펴보는 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고르바체프는 우크라이나계로서 러시아 남부 지방의 한 전형적인 시골에서 태어나, 수백년동안 한 곳에서 밭을 갈아 생을 유지해온 전통의 러시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선천적으로 순한 성격에 총명한 머리로 학교에서 줄곳 일등만을 하였으며 그의 학창시절 별명은 선생님의 애완동물로 가장 학반에서 공부잘하고 교사들과 급우들에게 친절한 그야말로 이상적인 학생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상적인 학창시절이 2차대전이 나고 아버지는 소련군에 징집되어 전쟁터에 보내지고, 이런 과정에서 할아버지와 일가친족의 반이상이 스탈린의 무차별한 우크라이나 농민 착취 숙청으로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죽임을 당하였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그 후 정치인이 되어 구 소련체제에 대한 어떠한 증오심같은 것이 작용하였다는 것은 쉽게 짐작되어질 수 있다.


고르바체프는 한국식으로 말하면 개천에서 용이난 식으로 러시아 남부 시골에서 뛰어난 머리로 러시아 최고의 대학 모스크바 대학에 진학하여 법을 공부하게 된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한국의 전통적 수재 아니면 천재 엘리트 코스를 밟게되는 것이다. 졸업 후 고르바체프는 평생의 반려자 라이자 여사와 결혼하고 귀향하여 잠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지역 공산당 간부로 들어가게된다. 47세에 중앙무대 모스크바로 농무부 장관에 임명되기 까지 20년 이상을 이 지방 공산당 관리로 주로 농업관계 직책을 맡아왔다.


따라서 고르바체프는 사실 뚜렷한 정치력도 검증된 적이 없고 더더군다나 냉전에 필요한 국제지정학적 경험이라던지, 외교적 지식, 경험은 전무한 형편이었다. 그가 중앙무대에 차출된 것은 단지 이 지역을 순방하던 당시 유리 안드로포프 KGB 국장의 눈에 띄어 그의 힘으로 모스크바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마치 현재의 푸틴이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것처럼.


47세에 농무부 장관으로 모스크바에 차출되어 크렘린의 정치국원으로 권력의 중앙에 서게 된 고르바체프는 이 후 유럽에 장관으로 여행하며 약간의 국제적 경험을 갖고, 연달은 안드로포프와 체르넨코의 사망으로 단 6년만에 러시아 최고 지도자로 옹립되게 된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나 급기야는 황제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와같은 권력의 정상에 오른 과정 자체도 정치학적으로 연구의 대상이 되며 러시아라는 특수한 정치체제에서 뚜렷한 정치권력 승계의 체제적 관습이 뿌리내려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정상의 등극이라는 점에서 연구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후르시초프나 브레즈네프의 경우는 오랫동안 정치국에서 정치국원으로 권력승계 훈련을 받고 경험을 쌓은 뒤 권력정상에 오르는데, 고르바체프의 경우는 경력 대부분을 지방 농무관리로 일하다가 우연하게 최고 권력자의 눈에 띄어 중앙으로 차출되어, 연이은 최고 권력자들의 사망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 케이스이다. 푸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로 경력 대부분을 일선 KGB 요원으로 지내다가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권력을 승계받았다. 푸틴은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90년대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였을때 그의 러시아 경호책임자로 KGB내에서도 큰 자리에 있지 못하였다. 이같은 상황들을 보면 얼마나 빨리 정치적상황이 개인의 인생역정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 알게된다.


고르바체프는 정치국의 만장일치로 서기장에 임명되었는데, 당시 정치국은 고르바체프와 마찬가지로 개혁에 대한 열망이 강했으며 그것이 바로 고르바체프를 최고 지도자로 선출하게된 원인이었다. 그러므로 러시아 최고 권력부 정치국도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었으며 수십년간에 걸친 공산당 정치철학과 그 이행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치국 전원이 고르바체프를 최고 지도자로 뽑았어도 막상 고르바체프가 그러한 개혁을 현실에 적용하기 시작하니 곧 이들도 반대의 입장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개혁의 이상주의적 염원과 이의 현실 도입에서 오는 괴리, 차이점, 이러한 간단하지 않은 간단한 문제의 핵심이 고르바체프 1985년 서기장 임명후 그가 자진 사퇴한 1991년 6년간의 구 소련 역사라고 본다면, 이러한 6년간의 기록은 구 소련을 넘어 어느 시대의 어느 국가의 어느 상황에서도 충분한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 정치학적이라는 각도에서 보면, 학문의 이상에서 현실로 다가가 그러한 염원해왔던 사상을 적용하는 것, 어쩌면 공산주의가 첫 현실에 도입되고 그 수십년간의 걸친 제도적 모순의 한 순간속에서의 분출, 이러한 모든 것이 이 고르바체프 6년간의 집권기간에 나타난 인간사의 한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연 1917년 소련 공산당 혁명 후 세워진 공산정권과 고르바체프가 서기장으로 임명된 1985년 까지 70년 가까이의 체제의 모순이 가져온 누적된 사회적 질병과 악폐, 자기 파괴적 결과의 압도적 체제붕괴직전의 상태들, 이것이 바로 고르바체프가 상대했어야 하는 현실이었으며 이에 대해 고르바체프는 정치국의 만장일치라는 임명부여에서 결과적으로는 홀로히 이러한 제도적 혁명의 임무를 부여받게된 것이다.


고르바체프 자신도 그 당시 어떻게 이러한 제도적 모순을 타파하고 현실적으로 문제들을 제시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었는지 몰랐을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이러한 제도적 모순, 공산주의 체제를 향상할 수 있다고 믿고 그러한 향상을 기본정책으로 해나갔으나 곧 그 어마어마한 총체적 무기력을 직감하고 그 후 제도의 중단, 즉 공산주의체제를 버린다는 극한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혁명외에는 어떠한 해결책이 눈에 보이지 않은, 그러니까 마치 박정희 육군 소장이 1961년 혁명외에는 달리 부패한 한국을 개조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혁명을 일으킨, 그와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구 소련은 한국이라는 비교적 국토가 협소한 나라도 아니었고 그야말로 미국과 함께 세계를 짊어진 한 초강대국이었으며 이러한 전대미문의 역사적 상황을 6년간 계속 지속해나간 것이 고르바체프의 집권이었다. 어쩌면 고르바체프는 집권 후 개혁을 시도하면서 점차 이러한 개혁이 진정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며 곧 자신을 포함하여 소련체제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예념이 생겨나기 시작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떠면에서는 오히려 소련 붕괴가 단지 고르바체프 개인의 사임으로만 끝나고 대대적 내전 아니면 피를 흘리는 인접국가와의 전쟁으로 결과되지 않은 것도 역사적으로는 다행이었다라는 각도로 당시를 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고르바체프의 소위 소프트 랜딩으로 피를 흘리지 않고 구 소련체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이러한 시각으로 당시를 보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각도도 충분히 와 닿는 것이며, 무시될 수 없는 시각이다. 1917년의 공산혁명에서는 유혈혁명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며 곧 이은 러시아 내전으로 서방국가들이 군대를 파견하여 백군과 적군으로 갈라져 수년간의 내전을 벌였다. 이같은 유혈상황이 소련붕괴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르바체프의 이러한 역사적 족적은 앞으로도 계속 연구될 것이며, 정치의 이상과 정치의 현실 사이에서 인간과 집단적 사회의 모순, 괴리적 갈등, 그리고 누적된 모순의 여과작용, 이러한 모든 것은 정치학의 중요한 과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고르바체프의 족적은 한 체제의 개혁에 있어서, 그 현실적 상황인식의 중요성,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차이 내지는 뚜렷한 정치목표의 집행능력 또는 정치라는 점에서 국가제도의 개혁, 향상 방식에 있어서의 문제 등이 제시되는 하나의 거대한 정치학적 상황 재개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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